생명평화아시아 식구들과 함께 습지를 방문했다. 안심습지와 팔현습지는 대구 도심 속 생태계가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안식처이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생명의 요람이다. 이곳에서는 큰고니와 수리부엉이를 비롯해 수많은 법정 보호종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발밑의 흙, 물 위의 바람, 그리고 수면 위를 스치는 새들. 자연은 말없이도 황홀했고, 내 마음을 깊이 울렸다.
렌즈 너머로 마주한 금호강의 숨은 주인들. 전문 카메라를 처음 다뤄보며 새 한 마리, 날갯짓 하나하나에 자연스레 시선이 오래 머물게 됐다. 이름을 하나씩 찾아보며 알게 되었다. 그냥 ‘갈매기’로 보였던 새들도 괭이갈매기, 재갈매기처럼 서로 다른 이름과 삶을 지닌 존재들이었다. 비슷해 보이지만 모두 다른 생명들. 이곳은 인간만의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사진을 찍고 기록하며 조금씩 실감하게 되었다.
그런데 팔현습지에 보도교 공사가 예정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금호강 르네상스'라는 이름 아래, 습지의 모습이 달라지는 작업이 시작되고 있었다. ‘르네상스’란 본래 ‘재생’과 ‘부활'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말하는 부활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부활이란 자연생태계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다리를 놓고 콘크리트를 바르는 일은 자연을 되살리는 방법이 될 수 없다.
습지를 걷던 중 주변에서 산책하던 한 시민이 말을 걸어왔다. 저곳에 딱따구리가 있다며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셨다. 바쁜 도심 속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드문 세상이지만, 이곳 습지에서만큼은 예외였다. 자연을 매개로 나눈 이 우연하고도 따뜻한 만남은 삭막한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되었다. 습지를 직접 걷고, 느끼고, 사진으로 남기며 금호강이 ‘생태하천’으로서 지닌 가치를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강과 둔치가 인공 구조물이 아니라 습지 본연의 모습으로 제 역할을 할 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들뿐 아니라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위로와 영감을 받는 소중한 일상 또한 비로소 온전해질 것이다. 나아가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생태적 토대 역시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 믿는다. 그 희망을 안고, 이 아름다움을 더 널리 전하고 싶다. 금호강 르네상스란,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다시 숨 쉬게 하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작성 | 박나연 생명평화아시아 인턴










생명평화아시아 식구들과 함께 습지를 방문했다. 안심습지와 팔현습지는 대구 도심 속 생태계가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안식처이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생명의 요람이다. 이곳에서는 큰고니와 수리부엉이를 비롯해 수많은 법정 보호종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발밑의 흙, 물 위의 바람, 그리고 수면 위를 스치는 새들. 자연은 말없이도 황홀했고, 내 마음을 깊이 울렸다.
렌즈 너머로 마주한 금호강의 숨은 주인들. 전문 카메라를 처음 다뤄보며 새 한 마리, 날갯짓 하나하나에 자연스레 시선이 오래 머물게 됐다. 이름을 하나씩 찾아보며 알게 되었다. 그냥 ‘갈매기’로 보였던 새들도 괭이갈매기, 재갈매기처럼 서로 다른 이름과 삶을 지닌 존재들이었다. 비슷해 보이지만 모두 다른 생명들. 이곳은 인간만의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사진을 찍고 기록하며 조금씩 실감하게 되었다.
그런데 팔현습지에 보도교 공사가 예정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금호강 르네상스'라는 이름 아래, 습지의 모습이 달라지는 작업이 시작되고 있었다. ‘르네상스’란 본래 ‘재생’과 ‘부활'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말하는 부활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부활이란 자연생태계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다리를 놓고 콘크리트를 바르는 일은 자연을 되살리는 방법이 될 수 없다.
습지를 걷던 중 주변에서 산책하던 한 시민이 말을 걸어왔다. 저곳에 딱따구리가 있다며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셨다. 바쁜 도심 속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드문 세상이지만, 이곳 습지에서만큼은 예외였다. 자연을 매개로 나눈 이 우연하고도 따뜻한 만남은 삭막한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되었다. 습지를 직접 걷고, 느끼고, 사진으로 남기며 금호강이 ‘생태하천’으로서 지닌 가치를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강과 둔치가 인공 구조물이 아니라 습지 본연의 모습으로 제 역할을 할 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들뿐 아니라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위로와 영감을 받는 소중한 일상 또한 비로소 온전해질 것이다. 나아가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생태적 토대 역시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 믿는다. 그 희망을 안고, 이 아름다움을 더 널리 전하고 싶다. 금호강 르네상스란,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다시 숨 쉬게 하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작성 | 박나연 생명평화아시아 인턴